2017  년 12  월 16일

통권 제 387호 2014년6월[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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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마의 방 - 한상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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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나절, 드문드문 내리는 봄비 소릴 들으며 반가운 선물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달이 끝나갈 즈음, 이른 아침 공장에서 일하고 있어야할 부부로 부터 전화문자를 받았습니다.
"미안합니다. 말씀을 못 드리고 떠납니다.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대체로 떠날 때 오간다는 말도 없이 휭하니 가버리지 이렇게 인사를 하고 가는 일은 드문 일입니다. 보통 아이들 보다 유난히 몸집이 작은 꼬마 여자애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내가 먹기 위해 공장으로 가져갔던 요쿠르트나 쵸코파이를 나눠주기도 했고, 아마 두세 차례 맥도날드에 데리고 가서 햄버거를 사 먹인 적이 있습니다.
시골에서 온지 두어 달이 지나지 않은 수줍은 아이의 눈엔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습니다.
차츰 둘레의 모든 것이 익숙해지면서 낯익은 사람들에게 해맑은 웃음을 짓고 처음 먹어본 맛들에 익숙해져 갔습니다.
무척이나 뜨겁던 여름 까맣게 그을리고 눈만 하얗게 빛나는 꼬마 아이와 두 부부는 그렇게 공장에 자리를 잡고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아이는 근처 학교에 입학을 했습니다.
눈이 유난히 빛나는 일곱 살 아이, 순박하고 마냥 착해 보이는 부부.
 
입학할 때 타 지역에서 온 아이는 별도의 가산금을 추가로 내야합니다.
터무니없이 비싼 학비에 두 내외가 너무 당황해했습니다. 얼마 안 되지만 조금 보탰습니다.
결국 네 달이 채 안되게 학교를 다니고는 세 가족은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4,000여km,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 다섯 번쯤 해야 하는 거리입니다. 2박 3일을 기차로 버스로 가야합니다.
이쪽저쪽 모퉁이를 테이프로 여기저기 정성스레 기워 붙인 박스에, 참 열심히 곱게 싸 보낸 물건들을 열었습니다.
감수성甘肅省 특산물 잣 3봉지, 호두1봉지, 말린 돼지고기 조금, 편지2통.
감수성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돈황석굴이 있는 곳입니다.

편지1.
아이 엄마의 친정어머니는 지난달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남편을 여읜 후 키워온 유일한 가족이자 혈육인 딸을 보고 세상을 떠나겠다고 해서 급히 귀향을 했다고 했습니다.
집 가까운 곳에서 우선 일터를 찾아 일을 하며 어머니의 49재를 모시고 있고, 마음이 정리되면 다시 내려와 일을 하겠노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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