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년 11  월 18일

통권 제 320호 2008년11월[321호] 통권 제 3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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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마의 방 - 정구인(동양철학 전공,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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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많이 어렸을적 인연이 닿는 지인으로 부터 꽤 넓은 땅과 집을 사게 되어 가족들은 시골로 내려왔다.
삶이 조금 남달랐던 전 주인은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 농사를 지어 오셨던 분이다. 우리도 그분의 농법을 그대로 이어 지금가지 한번도 제초제나 농약을 뿌려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집 논밭의 야채며 곡식들은 자연앞에서 커가는 아이들과 무럭무럭 자라나 올 가을도 풍성한 식탁을 만들어 준다.

평생 책상머리에서만 맴돌던 내가 직접 농사를 짓겠다고 나선 것은 고추밭에 연일 제초제를 뿌려대는 농부들 때문이었다. 요즘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비싼 유기농 코너가 따로 있을만큼 전환농이다 유기농이다 하는 친 환경적 농법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지만 대개의 전통적인 농부들은 아직까지 제초제를 농사 필수품 쯤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꺠끗하게 풀을 없애면서도 수확량을 높일수 있으니 일거양득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에서다. 제초제에 그 끔직한 고엽제 주 성분인 다이옥신이 듬뿍담겼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곳의 농부들은 제초제와 농약을 무슨 보약이라도 먹이듯이 자꾸만 부려댔다. 농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순간이었따. 그간 아무것도 모르고 저런 고추를 태연히 사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미치자 시골 머거리에 대한 의심증은 날로 더하고 급기야 생전 처음하는 농사일에 뛰어들고만 것이다.

 
우리 동네 사람들은 제초제를 '풀'약이라고 한다.
감기가 들었을때 감기약을 먹고, 체했을떄 소화제를 먹듯 제초제를 다만 풀을 없애주는 편리한 약 정도로만 여긴다.
빨갛게 익은 얼굴로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밭골에 앉아 풀을 매고 고춧잎을 들춰가며 일일이 진딧물을 털어내는 나를 보며 이웃들은 딱하다는 듯 혀를 찬다. "풀약을 쳐요..풀약을 치면될껄......""진딧물약 치면 되는데..." 진딧물약을 치면되는데" 라는 말을 한마디씩하고 지나지만 난 그냥 한번 웃어주는 걸로 답을 대신한다.

처음에 전쟁을 치루듯 그리 열심히 잡초를 뽑고 벌레를 잡던 내가 요즘 밭일에서 한걸음 물러났다. 샘솟듯 번번이 오르는 잡초들에게 손을 들고 만 것이다.
천성이 그리 부지런하지 못한데다 몸도 약해 욕심껏 농사일을 따라가기가 힘에 부치는 탓도 있지만 땅에 생계를 대고 사는것이 아닌만큼 더 많이 거두겠다는 욕심 한자락을 내려놓았다. 내심 먹을 만큼만 건지면 되지하는 생각에 이르면서 땅의 반은 잡초에게 내주고 남은 반으로 먹거리를 챙기게 됐다.
이렇게 반포기 된 동사 임에도 지난해 제법 풍성한 수확을 거
뒀다. 오랜시간 농약을 치지않고 지켜온 땅이다보니 살잡좋고
심 좋은 자연그대로의 토질을 유지할수 있었던 덕이다. 지난해
거둔 검정콩만도 수확량이 두 서너말은 족히 넘어오가는 지인
들에게 내가 지은 농산물을 한봉지씩 들려보내는 흐뭇한 재미
도 양껏 맛 보았고 남은 콩은 조금씩 불려서 일년내내 밥에 놓
아 먹었다. 이렇듯 여유를 가지고 농사일을 대하다보니 자연을
대하는 마음에도 전전긍긍이 없고 그저 게으른 주인앞에서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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