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년 10  월 17일

통권 제 310호 2008년1월[311호] 통권 제 3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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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하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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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 강행복
무자년 새해 새아침에

새해에는
좌절하게 하소서
새해에는 그만
곤두박질치게 하소서

썩은 시체를 잔뜩 지고 왔나이다
그림자를 지고 뻘뻘 땀을 흘리며 왔나이다
나를 잡아먹은 놈이 나의 탈을 쓰고 왔나이다

쓰러뜨리소서
새해에는 그만 허물어지게 하소서

남의 글과 어지러운 말을 좇아
이곳까지 왔나이다
 
입으로는 샘물처럼 말하나
마음엔 흙먼지가 일고 있나이다

소란하게 달려 왔나이다
기름이 다 타도록 달려왔나이다
숲을 쓰러뜨리며 달려왔나이다

입으로는 살리는 일을 말하나
발로는 산 것을 짓밟고 있나이다
머리로는 가난을 말하나
곳간엔 욕망이 구더기처럼 가득하나이다

뜨는 해는
어둠을 가르는 칼과 같나이다
드는 칼로 이냥 베소서

희망이 오면 희망을 베고
자비가 오면 자비를 베고
구원이 오면 구원을 베고
사랑이 오면 사랑을 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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