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년 12  월 17일

통권 제 191호 1998년2월[192호] 통권 제 1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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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유산으로서의 보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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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비의 소리 - 성전
   영원한 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숲이 숲으로 산이 산으로 존재하기 어려운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이제 산에 가면 새 소리보다는 산의 신음 소리가 산을 온통 메우고 숲은 그 신음 소리와 함께 스스로 시들어 가고 있다. 산이 뿌리를 내리고 긴 생애를 살아 온 산 자력에 포크레인이 산의 그 긴 역사를 송두리째 펴내고 캄캄한 아스팔트가 다시 그 숭엄한 산의 역사를 매장해 버린다. 가슴이 열린 자는 느낄 것이다, 자연으로 귀가 열린 자는 들을 것이다. 산이 찢어져 아프게 흘려 내는 그 통곡의 소리를.
산은 이제 온통 통곡이다. 산마루마다 가득 걸린 조등에 새가 조문하고 바람이 곡하며 어디론가 떠나는모습이 보이지 않느냐. 새도 바람도 꽃도 눈물 흘리며 떠난 산에 물인들 어찌 맑게 흐를 수 있을소냐. 온전한 것은 그 무엇도 없는 산, 황폐한 산에서 홀로 키득거리며 남아 썩은 가지를 뻗는 것은 자본뿐이다. 그렇다. 자본의 그 광폭한 운동 앞에서 그 어느 것인들 온전할 수 있겠는가. 그 앞에서는 산이 무너져 내리고 인간의 정신적 가치인 문화가 부셔져 내리고 마지막에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양심마저도 깡그리 무너져 내릴 뿐이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전개되는 자본의 광폭성. 그것은 경천동지할 만큼 살인적이다.
그 살인적인 개발이 이제 해인사를 품에 안고 있는 가야산에도
전개되기 시작하고 있다. 골프장뿐만이 아니다. 가야산에 터
널을 뚫고 관통하는 지방도로 59호선이 있고, 가야산을 휘어
감는 순환도로의 건설이 예정되어 있고, 신계면 일대의 기하학
적 평수의 위락단지 조성이 그렇고, 온천단지 개발프로젝트가
있다. 가야산 주변과 중심부는 온통 개발의 그물 속에 갇혀 버
릴 위험에 처해 있다. 민족의 영지인 가야산 어쩌면 그 신령스
 
러움과 숭고함을 깡그리 도난 당할지도 모르는 이 순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우리는 체념해야만 하는가. 아니다. 우리는 결연해져야만 한다.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가야산과 성보와 우리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다짐해야 한다.
그 동안 우리는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해인총림의 대책위 활동을 통해서 보아 왔다. 우리 스스로 지키고자 노력하면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대법원의 결심공판에서 우리는 패소했지만 그것이 결코 패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것은 지난 팔 년 동안의 해인사 숭가대학 학인 스님들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개발의 파고가 목전에 와 있는 지금 우리는 더욱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대책위를 구성하여야만 한다. 총림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기구를 발족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환경단체 그리고 국민전체와 끊임없이 연대해 나가야 한다. 총림 전체의 뜻이 분명히 드러날 때 연대의 폭은 넓어질 수 있고 공고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켜야 한다. 지금 개발의 양손에 모든 것을 내어 준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상실한 선조로 후세에 기억될 것이다. 자연과 문화재와 성보, 그것은 영원한 가치인 것이다. 영원한 가치를 지키는 일, 그것이 가야산을 지키고 선 우리 모두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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