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년 10  월 17일

통권 제 310호 2008년1월[311호] 통권 제 3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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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밖의 시간 108배 속으로

우리는 왜 이 지구라는 별에 태어났을까요? 우리는 왜 21세기 한반도에서 복작복작 살아갈까요? 실존주의자들은 그런 질문조차 싫어합니다. 질문 자체가 마치 존재이유가 있는 것처럼 우리를 호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거지요. 존재에는 이유가 없다! 이것이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르트르나 까뮈 모두가 동의했던 실존주의 명제 중 하나였습니다.

열정의 무게에 짓눌려 살았던 젊은 날에는 실존주의자들을 좋아했고, 그들의 그 강렬한 명제, 존재에는 이유가 없다는 명제를 참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존재 이유가 없는 것 같지않네요. 이상하지요? 살아보니 산 게 없는데, 지나온 세월을 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들수록, 무상에 사무칠수록 조금씩조금씩 마음 속에 존재 이유가 고입니다. 이제 나는 분명히 믿습니다. 존재에는 이유가 있다고. 그리고 인생은 그 존재이유를 배우게 되는 학교라고. 그 학교에서
우리는 욕망을 배우고, 고통을 배우고, 사랑을 배우고, 증오를 배우고, 집착을 배우고, 용서를 배워야 한다고. 아무래도 그 학교가 가르치는 최상의 과목은 무상이라고.

 
그런데 참 학교 다니기가 쉽지 않습니다. 욕망에 시달리기는 쉬운데 욕망을 배워 다루기는 어렵고 분노하기는 쉬운데 분노를 넘어 진정 분노가 지시하는 걸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사랑도 어렵고 용서도 어렵고 무상을 체화하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공부하기 어려워 헉헉 거릴 때 나는 죽겠다, 소리치며 산으로 갑니다.

자주 산에 드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수다스러워도 착하고, 말이 없어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그것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특징이라기보다 산의 정화능력인 셈입니다. 그러니 한반도 어느 산이나 산에 기대 절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겠습니다. 여전히 고대의 햇살과 중세의 바람이 부는 곳, 영원히 회귀하는 그곳에서 잃어버린 마음의 보물창고를 열어보는 것이겠지요.

산에 들어서야 비로소 산이 주는 위로에 눈을 뜹니다. 산에 들면 모두가 착해지지요. 북두칠성이 선명한 그곳에선 사람도 착해지고 슬픔도 착해지고 기쁨도 착해집니다. 나는 거기서 그동안 내가 아귀 같고 아수라 같았음을 참회합니다.

아귀를 아시지요? 아시다시피 배는 남산만 한데, 목구멍은 바
늘구멍만한 존재입니다. 당연히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픕니다.
쉬지 않고 먹어도 바늘구멍만한 목구멍으로는 남산만한 배를
채울 수 없으니까요. 우리 사는 세상이 아귀들의 세상 같습니
다. 모두들 돈돈돈! 허기에 시달리니까요. 부자는 부자대로 가
난하고, 가난한 자는 가난한대로 가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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