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년 6  월 25일

통권 제 183호 1997년6월[184호] 통권 제 185호
  진리의 실천자들
보현보살普賢菩薩
  거룩하고 청정한 수행을 위한 ..
백길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유마의 방
불이 不二의 미소
  내 곁의 부처
무심이 되면 관세음보살을 만..
  일체중생불
스님
  죽비의 소리
업보業報로 태어난 존재
  감로의 샘
뒤로 세 걸음 물러나면서 생각..
  머물고 싶은 경구
찔레꽃 단상
  이달의 이야기
정보사회의 선분별善分別
  이달의 이야기
고려대장경의 전산화와 불교의..
 ▶ 다음목록

   죽비의 소리 - 원철
   업보業報로 태어난 존재

 
출가자의 과거는불문不問에 부치는 것이 승가의 오랜 관행이다. 그것은 출가한 다음엔 새로운 삶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거듭 태어났다고 인정하는 까닮이다. 부처님 당시 ‘모든 냇물, 강물도 바다에 들어오면 짠맛 뿐이듯이 바라문,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계급의 출신 성분도 승단에 들어오면 다 같은 사문이다’ 하신 말씀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있다. 사문이 되기 이전의 모든 것은 ‘속제俗諸’ 라고 규정해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물어볼 만한 가치조차 없다. 왜냐하면 출가생활은 ‘진제眞諸’ 를 전제로 하는 삶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즈음은 ‘속제俗諸가 곧 진제眞諸’ 라는 불이不二사상(?)의 만연으로 승가가 날로 속화俗化되어 간다는 우려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속俗이 진眞을 닮아가는 불이不二가 아니라 진眞이 속俗을 닮아가는 불이의 역류현상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출가자의 생일 행사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생일 행사의 유형도 가지가지이다.
첫째, 나름대로의 방편으로 출가한 날을 생일로 간주하여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출가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보는 고전적 형태이다.
둘째, 친한 도반 몇 명 모아 조촐하게 공양한끼 하거나 주변에 대중공양으로 회향하는 소박한 형태이다.
셋째, 제자들과 주위에서 생일을 찾아주니 마지못해 받는 경우와 그것도 사문답지 못하다고 생일날 아예 잠적해 버리는 형태이다.
넷째, 공개적 고정적인 화려한 연례 행사의 형태이다.
 
디섯째, 생일 자체를 염두에 두지 않고 그냥 평소와 같이 지내는 형태이다.
사실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업보로 태어난 것을 축해야 할 일인지조차 의심스러운데 그걸 무슨 ‘제2의 초파일’ 이라도 되는 양 대대적인 기념행사까지 하는 경우가 더러 있으니 주변의 눈살과 입방아가 여간이 아니다. 부처님의 초파일이야 초파일 자체가 가지는 의미보다도 성도절道道節로 인하여 의미가 다시 부여된 생일일진대, 그것을 육신의 태어남이라는 통일적 가치 기준으로 판단할 성질의 일은 아니다. 어쨌든 출가자의 생일은 어떠한 경우든 인위적인 축하행사의 과시 형태라면 좋아 보일리는 만무하다.
속제俗제는 진제眞제로 인히여 의미가 있는 것이지 속제 그 자체로는 그야말로 무명일 따름이다. 초파일이 의미 있는 것은 성도절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생일이 진정으로 의미를 가지게 하고 싶다면 나의 성도절을 먼저 만들어야 할 것이다. 口




 
 
    이전페이지

매우좋다 좋다 보통 그저그렇다 좋지않다
    친구에게 추천하기
 
다음페이지  


의견글이 없습니다.
 

해인지는 | 연혁 | 인사말 | 편집위원 | Site Map | Contact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