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년 9  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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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장경과 사람들 - 이윤수
   백운 거사 이규보

 
백운선생의 묘소는강화땅 최고의 명당이라 했다. 그래서인지 칼끝 같은 날센 바람이 불었지만, 길상면 문수산을 뒤로한 양지바른 묘소 부근은 바람 한점 없이 안온했다.
두번 있던 유배 생활을 빼면 마혼 넘어 이루어진 선생의 정치 길은 선생의 묘소로 향하는 길 마냥 순탄 대로였다. 오늘날 국무총리서리 격에 해당하는 ‘상국’이란 최고의 관직에 올랐던 정치인, 「동명왕편」이란 대 서사시를 지은 시인, 한평생 칠, 팔천여 편의 주옥같은 시를 지어, 이규보 만한 천재는 만년에 한번 나온다는 동료들의 찬사를 받던 대 문장가.
그러나 내겐 ‘대장경 각판 군신 기고문’을 지어 올린 한사람 신하로 백성으로서의 존재 의미가 더 크다. 세계 인류의 문화유산인 고려대장경을 만들기 전에 임금과 신하가 한마음으로 국난극복의 염을 담아 부처님 전에 그뜻을 고했던 것이 바로 대장경 ‘각판 군신 기고문’이기 때문이다. 몽고군을 피해 쫓기듯 옮겨 온 고려의 수도, 그 곳 강화에서 수기스님의 진두지휘 아래 대장경 조성이 시작되던 때 선생의 나이는 예순아홉이었다.
양지 바른 묘소 한 귀퉁이에 앉아「동국 이상국집」제 25권에 실린 선생의 기고문을 음미해 본다.

대장경을 판각할 때 군신의 기고문-정유년에 행했다.
국왕은 태자, 공, 후 재상들, 문무백관 등과 더불어 목욕재계하고 끝없는 허공계 시방의 한량없는 불보살과 삼십삼천의 호법 영관에게 비옵니다.
 
군신 기고문이 낭독되는 지리엔 왕과 태자, 문무백관등 모일 수 있는 이들이 두루 함께 자리했다. 기록에는 없지만 수많은 필생과 각수들도 함께 그 법요식에 동참했을 일이다.
그곳이 대장도감이었는지 고종이 자주 찾던 강화의 한 절이었는지 알 길 없지만 적어도 부처님 전에서 고해진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나라의 전란을 부처님께 의지해 대장경을 조성하려 했던 그 간절한 신심으로 문무백관 모두 목욕재계하고 이 의식을 봉행했던 것이다.
군신이 하나 되어 부처님과 여러 보살들, 제석천과 삼십삼천 앞에 목욕재계 올리고 한마음으로 간절히 발원하는 의식은 과연 얼마나 장엄한 것이었을까? 그 애타는 마음은 또한 얼마나 절절한 것이었을까?
이규보 선생의 명문장은 임금과 신하가 함께 모든 불보살과 호법 신들에게 간절히 비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라의 혼란 속에서 군신이 하나되어 이룬 자리 . 이 땅의 결집은 늘 이런 위기 속에서 시작됐고 그 위기를 타개하는 자리가 되곤 하지 않았던가 대결집의 순간이다.

몽고군의 환란은 몹시 가혹합니다. 그 잔인하고 흉포한 성품은
이미 말로 다할 수 없고 어리석옴이 또한 짐승보다 심하니 어
찌 천하에서 가장 소중한 불법이 있는 줄을 알겠습니까? 때문
에 그들의 더러운 발자국 지니는 곳마다 불상과 경전을 마구
불태워졌습니다. 부인사에 모셔둔 대장경 판본도 마침내 하루
아침에 재가 되어 버렸으니 나라의 큰 보배가 상설되었습니다.
모든 불보살과 여러 천왕의 대자대비하신 마음인들, 어떻게
참을 수 있겠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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