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년 8  월 23일

통권 제 183호 1997년6월[184호] 통권 제 1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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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로의 샘 - 수진
   뒤로 세 걸음 물러나면서 생각하라

 
자고로 우리나라는 섣달그믐이 되면 좋은 글귀나 말씀을 적어서 아랫사람이나 이웃에게 나눠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발전되어서 오늘날 교훈의 말씀, 좌우명으로 전해집니다. 이 유래가 바로 불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옛날에 하루하루를 거리의 길고 짧음에 관계 없이 장사를 해서 먹고살아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번은 중국 가까이 아주 먼 곳까지 갔다가 곧 설날이 가까워오자 서둘러 돌아올 차비를 했습니다. 돌아오면서 아내에게 줄 좋은 선물감이 없을까 하고 시장에 들렀습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마땅한 선물감이 없어 서성이는데, 저쪽에 한 스님이, “게어偈語사세요, 게어 사세요” 하는 겁니다. 스님이 뭐를 사라고 하니 신기한 마음이 들어 다가가 물었습니다.
“게어偈語가 뭡니까.”
“좋은 시, 좋은 말씀의 글귀입니다”
장사꾼은 그 글귀의 내용을 읽어보았습니다.
“앞으로 세 걸음 가면서 생각하고, 뒤로 세 걸음 물러나면서 생각하라, 진심嗔心이 일어날 때 이렇게 생각하면 진심의 불길은 사라지리라.”
글귀가 마음에 든 장사꾼은 대뜸 그것을 사들고 부랴부랴 집으
로 돌아왔습니다. 밤늦게 집으로 와 대문을 열어보니 가관이었
습니다. 믿고 믿었던 부인이 신을 거꾸로 신었던 것입니다. 댓
돌에 남자 신발과 여자신발이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장사꾼은 ‘내가 누구를 믿고 이렇게 장사를 하러 다녔는가’
생각하니 신세가 한심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는 당장 식칼을
뽑아들고 방으로 뛰어들려 했습니다. 그 순간 시장에서 산
 
게어의 글귀가 생각나 잠시 행동을 멈추고 그 게어를 막 외웠습니다. 게어 외우는 소리가 점점 커지자 안에서 잠자고 있던 부인이 들으니 성이 나서 주체를 못하고 식식거리는 남편의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방문을 열고 나와 부인이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돌아오셨으면 방으로 들어오시지 왜 그리 서 계십니까.”
다른 남자와 자고 있던 주제에 그런 소리를 하는 아내를 보니 남편은 성이 더 뻗쳐 당장 칼로 내리치고 싶었으나 꾹 참고 “함께 있는 놈이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웬 놈이라니요. 육 개월 동안이나 집을 떠나 있더니 당신 신발도 몰라 보십니까” 장사꾼이 댓돌에 놓인 신발을 자세히 보니 집을 떠나기 전 자기가 신던 신발이었습니다. 내일이면 정월 초하루,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기다리다 신발이라도 나란히 두고 자면 꿈에라도 남편을 볼까 해 부인이 신발을 꺼내 놓았던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이 하는 모습은 모래를 일어 밥을 지으려는 것과 똑같습니다. 이 우화는 지혜와 어리석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어리석음은 만사를 그르치는 근원이 되고 반대로 지혜는 만사를 형통하게 합니다. 지혜는 많이 아는 것을 의미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비워서 새로운 빛이 마음으로부터 솟아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식과 지혜는 엄연히 다르고 구별됩니다. 지혜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솟아날 수 있고 배우지 않아도 얻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머리로 많이 알고 있는 자체를 놓아 내림으로써 얻어내는 것이
지혜입니다. 그러므로 불교는 아는 것으로부터 떠나는 것이지
, 하나 알고 둘 알고 셋 아는 것이 아닙니다. 노자도 “학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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