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년 4  월 27일

통권 제 190호 1998년1월[191호] 통권 제 1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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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성불원 현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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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나를 이다지 괴롭히는가.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한가. 이제 정말 괴로워 견디기 어렵다. 이보다 더 불행하면 살수가 없다. 이게 따 누구의 탓인가. 정말 따져 보자. 따져야 한다. 그래서 그 책임 소재를 밝혀서 형사 처벌이라도 해야 된다. 정말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
오늘의 이 고통이, 지금의 이 불행이 정말 누구의 책임인가. 국가의 책임이다. 그렇다 대통령의 무능이다.
장관의 잘못이다. 시장의 실책이다. 구청장, 동장, 반장의 실수다. 부모, 처자들이 시원찮아서 그렇다. 선후배 친구들이 의리가 없어 이 모양이다. 분명한 것은 내게는 책임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나는 털끝만큼도 잘못한 바가 없다. 나는 눈꼽만큼도 어긋난 점이 없다. 나는 모든 것을 다 잘했다. 최선을 다하였다. 그래서 모든 것은 남의 책임이요. 네 탓이다.
그런데도 왜 나만이 괴롭고 나만이 불행해야 하는가 하느님도 무심하고 부처님도 무능하다. 아무 소용이 없다. 나도 돈을 모으고 부자가 되고 싶다. 그럴 권리가 있다. 그런데 나는 왜 가난해야 되는가. 나는 권력을 쥐고 싶다. 나도 좀 감투를 쓰고 칼자루를 마구 흔들면 시원하겠다. 그런데 나만은 왜 백대가리, 펜자루도 못 잡고 있는가. 나도 명예를 누리고 싶다. 명예란 얼마나 좋은가. 좋은 것은 약삭빠른 놈들이 다 앗아가고, 나만 왜 천덕꾸러기로 부끄러워하는가.
이제 정말 화가 난다. 다 부수고 싶다. 다 태우고 싶다. 다 죽
이고 싶다. 벼락이라도 내리어 다 폭삭 망했으면 좋겠다. 그런
데 그럴 수도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 더욱 화가 치민다.
펄펄 뛰고 싶다. 온몸이 부서지도록 몸부림을 친다. 발광을
 
한다. 이제는 미치광이가 된다. 스스로 폭발하여 죽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제풀에 몸이 녹고 마음이 타서 기절하게 된다.
그래서 눈앞이 캄캄하고 정신이 없다.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전후좌우를 모른다. 매사가 사리에 어긋나고 하나도 되는 게 없다. 말할 수 없이 혼미하고 오리무중이다. 정말 약삭빠른 바보다. 내가 왜 이리 어리석어지는가 나를 내 맘대로 못하겠다. 자꾸만 저 어두운 구렁으로 빠져든다. 아아 지옥인가. 꿈속인가. 내가 꿈을 꾸는가. 꿈속에 내가있는가.

악 하고 악몽을 깨고 나니, 내가 양소유로 태어났다. 소유는 세상에서 가장 잘나고 총명이 비할 데 없다. 장성하며 무불동지하여 과거에 장원급제한다. 한림학사로 제왕의 총애를 받고 벼슬이 하늘같이 오른다. 그러니 왕가, 권부의 규수를 아내로 맞고, 여기 저기 자천, 타천으로 소첩을 두어 여덟의 처첩을 거느린다. 처첩은 형제의 우애로써 남편을 하늘같이 받든다. 주지육림에 환희를 누리고 행복하기만 하다. 그런데도 관직은 거침없이 오르고 국난이 나도 소유가 원정하면 스스로 평화롭다. 그러니 들어오면 재성이요 나가면 대장군이다. 그리하여 일인지하 만인지성이 된다. 권력도 마음대로 휘두르고 재산도 마음껏 주무르고, 명예도 위없이 누리고 사랑도 실컷 맛보고, 자손이 훌륭히 만당하여 있다. 그러나 소유도 인간이라 처첩과의 무한한 행복으로도 늙음을 막지는 못한다. 고대광실 높은 다락에 올라 황혼을 바라보며, 스스로의 황혼을 깨닫는다. 이제 시름과 괴로움을 느끼며, 산중 암자를 찾아 노승의 설법을 듣고 아득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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