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년 12  월 17일

통권 제 193호 1998년4월[194호] 통권 제 1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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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보살持地菩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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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道란 간택揀擇함만을 꺼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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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공생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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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이야기 - 전우익
   발바닥으로 삽시다

 
흙, 나무-페인트나 니스 칠 안 한 맨나무-, 쇠, 돌, 시멘트, 아스팔트를 만져 보고, 문질러 보고, 얼굴에 비벼보고, 맛도 모고, 냄샐 맡아보고, 몇 가지를 하루종일 쥐고 다녀도 보고, 끼고 자봐요. 하루 이틀 말고 한 열흘이나 보름, 어떤 것하고 오래오래 함께 살 수 있을까요.
맨발로 흙길, 나무마루, 철판, 아스팔트, 돌길을 걸어 봐요. 딱 한가지 길을 고르라면 어떤 길을 고르겠어요.
우리가 어떤 문제를 풀어갈 때 습관처럼 머리로 머릴 짜서 결정하는 데. 이것이 지나치면 중앙집권의 폐단이 생겨나요. 손바닥 발바닥에 맡길 때도 있고, 눈에 맡길 때, 코 귀에 맡길 때가 골고루 있어야 합니다. 그림과 경치는 눈, 소리는 귀가 가장 잘 듣지요. 지방자치, 지방분권, 손발, 이목구비가 제대로 돌고, 판단한 것을 존중해야 합니다. 흙, 나무, 쇠, 시멘트 가운데 어느 것이 사람한테 가장 잘맞는지는 손바닥 발바닥이 가장 잘 압니다. 고기는 바닷가 사람들이 잘 잡고, 나무는 시골 사람들, 옷과 밥은 어매가, 지게짐은 아버지가 잘합니다. 우리한테 알맞은 곳이 어딘지는 손바닥 발바닥이 잘 압니다. 손바닥 발바닥한테 맞는데 가서 살면 되요. 왜 그러냐고 묻지 마소. 전 무식하니까 그런 거 몰라요. 눈. 코는 두 구멍이고 입은 왜 하나냐고 묻는 것과 같지. 자꾸 따지고 똑똑한 게 화근인데 머리로 궁리하고 판단하려 듭니다. 제 꾀에 제가 빠진다, 육갑 아는 놈 농사 망친단 말이 있어요. 무식하고 우직하게 살아요. 유식하면 피곤해요.
인생이란 장사가 아닌데, 왜들 계산하고 따져가며 살려고들 해
요. 남는 장사 누가 못해요. 오르막 길이 없으면 내리막 생기
지도 안 해요. 이 땅덩이가 그냥 평탄했다면 정말 재미도 없고
 
살맛 없어 다 미쳐버렸을 겁니다.
밑지는 인생을 살 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본전치기 때때로 손해를 봐야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삼시 세끼 먹는 밥이 다 살지면 큰일납니다. 설사도 하고, 토하고, 지지도 빠지지도 않기에 먹을 수 있지요.
여기 살면 못 살고, 저기 가면 잘 산다고 골라가며 쩔쩔매며 살다간 암 걸립니다.
춘하추동 추울 때도 살고, 더울 때도 살듯이 살다보면 여기서도 살고 저기서도 살게 되는데 기를 쓰고 살 건 없지요.
동리에 개가 몇 마리 있는데, 한 놈은 지나가는 사람 보는 족족 짖어대요. 다른 한 놈께선 하루종일 지긋이 눈 감으시고 편히 엎드려 있어요. 가는가 보다 오는가 부다. 나하고 무슨 상관이랴. 난 이렇게 게으름 피우며 살란다 하는 툽니다. 앞의 놈같이 살면 암 걸리기 십상이구요. 뒷놈같이 살고싶어요.
계산해서 그 곳으로 갔다, 신통찮다 싶으면 또 옮기는 식으로 살면 힘들지요. 산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지만 그 힘든 고빌 넘기면 신나는 데가 있어야 합니다. 힘들지만 신난다 이런게 사는 거 같아요.
인생이란 선택이 아니고 인연이구나 싶어요. 나무에서 떨어진 씨가 그대로 박혀 있어야 싹터 자랍니다. 굴러다니면 말라버립니다.
몸과 마음이 어긋날 때가 있는데 그건 욕심-마음- 탓 같아요.
몸도 욕심 내지 안 해요. 마음을 따라가면 몸이 지치지만 몸을
따라가면 마음도 편해집니다. 마음대로 살지 말고 몸대로 살
아갑시다. 마음이란 것 허황할 때가 제법 많아요. 믿을 게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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