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년 12  월 17일

통권 제 193호 1998년4월[194호] 통권 제 195호
  진리의 실천자들
지지보살持地菩薩
  거룩하고 청정한 수행을 위한 ..
도道란 간택揀擇함만을 꺼릴 ..
  유마의 방
진실암眞實庵을 찾아서
  언어의 사원
나무들의 결혼식
  죽비의 소리
다시 서원을 세울 때
  황권적축
나의 혀는 타지 않으리
  머물고 싶은 경구
다시 강릉을 떠나며
  이달의 이야기
발바닥으로 삽시다
  이달의 이야기
떠 나온 고향, 돌아가야 할 고..
  이달의 이야기
나의 꿈, 공생농업
 ▶ 다음목록

   이달의 이야기 - 정경식
   나의 꿈, 공생농업

 
열아홉살… 나에게 꿈이 있다면 오로지 농사를 짓는 게 꿈이었다. 신발을 벗고 흙을 밟으면서 농작물을 어루만지며 자연과 교감을 함께 느끼는 농사를 짓는 것이 꿈이었다.
소박하고 단순한 꿈이었지만 열아홉살 때의 꿈을 실현하고자 집에서 무척 노력했지만 아버지와 주변 어른들은 절대 반대하였다. 아버지가 농사를 짓겠다는 이들의 소박한 꿈을 절대 반대한 이유는 첫째 농사짓는 사람은 사람 대접 못 받는다, 둘째, 농사짓는 사람은 돈 못 번다, 셋째 농사짓는 사람은 출세 못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농토를 가지고 평생 농사를 지어 봤지만 농사라는 것은 더이상 자기 자식에게 대물려 줄 수 없다는 생각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자식에게만은 이제 절대 농사를 못짓게 하겠다는 것이 아버지의 소박한 꿈이었다. 여태까지 농사지어 온 것만 해도 억울한데 어떻게 다시 자식에게까지 농사짓게 할 수 있겠는가.
그 소박한 꿈은 어쩌면 아버지의 한으로 가슴 속 깊숙이 응어
리져 있었던 것 같다. “이 미친놈아 너가 농사 짓는다고….
지금 세상이 어느 세상인데 농사지어. 젊을 때 용기와 기백을
가지고 도시에 사는 꿈을 꾸어야지 농사지어 너 평생 천덕꾸러
기로 살 작정인가. 농사라는 것은 죽어도 죽어도 한 평생 흙
파먹는 두더쥐와 같은 거다. 햇빛 못 보고 땅 속에서 흙만 파
다 저 세상을 가는 거다. 농산물 제값 받아 돈을 버는가. 농사
짓는 사람 진급이 있는가. 농사짓는 사람치고 상장 받아 보고
출세하는 사람 있는가 늘 흙 속에 파묻혀 손발은 쩍쩍 벌어져
피가 흐르고 얼굴은 땟물이 끼어 언제나 거지같지, 그렇다고
 
좋은 옷을 한 벌 사입어 맛난 음식 한번 사먹어. 늘 촌놈 티에서 벗어나지 못히는 농사를 뭐 할라 짓.” 내 인생을 봐서라도 아버지는 자식이 농사짓는 것을 절대 반대하셨고 논 밭을 팔아서라도 공부시켜 주겠다는 것 아버지의 소원이었다.

아버지, 그래 아버지 말이 맞아요.
한평생 얼마나 사람 대접 한번 못 받고 농작물은 저물가 정책으로 시달려 왔기에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옛날 옛날에는 모두가 농촌이었고 농사를 천직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공업정책으로 인해 배운다고 배운 사람들 모두가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모두 농촌을 떠나고 있지요. 지금으로부터 이십 년 전 아버지의 한 맺힌 절규는 농사 짓지 말아라. 어쩌면 한 맺힌 아버지의 절규는 이 세상의 끝을 이야기하는 바로 그것이었기에 모든 사람들은 농사를 포기하고 도시로 도시로 떠났습니다. 불과 삼십 년 사이에 도시는 불빛이 너무 밝습니다. 이젠 낮인지 밤인지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지붕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연기 굴뚝은 끝없이 검은 독기를 풍기며 움직이는 자동차는 괴물이 되어 동에서 서로 서에서 남으로 남에서 북으로 쉴 줄 모르고 미치광이 처럼 달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속에서 온갖 환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돈 가지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환상 말입니다. 마치 도깨비 방망이로 금 나와라 뚝딱하면 언제든지 금이 나오듯이 말입니다. 그 결과 우리 인간에게는 앞으로 어떤 재앙이 뒤따를까요. 저는 한국 동화에 나오는 보물 맷돌을 생각해 봅니다.
 
 
    이전페이지

매우좋다 좋다 보통 그저그렇다 좋지않다
    친구에게 추천하기
 
다음페이지  


의견글이 없습니다.
 

해인지는 | 연혁 | 인사말 | 편집위원 | Site Map | Contact 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