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년 10  월 18일

통권 제 303호 2007년6월[304호] 통권 제 305호
  선우정담善雨情談
연꽃·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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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도다, 옳지않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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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감이 그리운 봄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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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에달을얹고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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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 이야기 그림 이야기 - 김현정
   물위에달을얹고즐기다

 
그림 속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은 앙상하여 냇물만 하릴없이 흐르고 있다. 쓸쓸하기는 하지만 호젓
하고 평화롭다. 평화로움은 소란스럽지 아니하다. 사람이 자연의 일부라고 여기고, 자연의 한 조
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도에 가까운 것이라고 이것을 실천하면서 사는 사람을 신선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여기에 말을 덧붙이지 않는다. 중국의 선사들이 시중市中보다는 산중山中
을 택했던 것도 석가여래의 가르침이 말 중에 있지 않았음을 일찍이 알았기 때문이었고 불교는 송宋대에들어와선가禪家의가풍을다시세우기시작하였다.

산 빛은 이미 녹음綠陰이라 할 만큼 어두워져 산등선을 넘고
있고, 하루 이틀 잦아지는 빗줄기는 이미 여름을 알리고 있지
만, 아직도 싱그러운아침 공기와 산란한빛 사이로흐르는 바람
결, 연한 색을 채 버리지 못한 나뭇잎이 뜰 안에 있어 아직 나
는 봄의 환상에서 깨어난 것이 아닌가 보다. 오늘 오후 햇살
아래 봄의 풋풋함을 잊지 못하여 지나간 날, 미련에 미련을 더
하고 있는 것은 청춘靑春의 맛을 잊지 못해서인가, 아니면젊은
날의 그 감정을 그리워해서인가. 세월은 그렇게 가고 있으나,
언제나 나는 한 점에 서 있는 것 같다. 그한 점에서 바라본
오늘의 내 시선은 자연의 근본과 시간의 궤적, 사람의 흔적은
 
그렇게 한 원을 그리며 맴돌고있다.
여항(餘杭: 지금의 절강성) 공신산功臣山에 머물던 유정 선사(惟政政黃牛: 986~1049)는 여유와 운치를 지니며 즐기던 분이었다. 공신산에 머물 때는 주로 누런 송아지를 타고 다니며 물병을 그 뿔에 걸었는데, 저잣거리사람들이다투어쳐다보아도아랑곳하지않았고, 그리하여정황우라고불리었던것같다.
스님의 운치는 계절에 호응하였다. 겨울에는 화롯불을 쬐지 않고 갈대꽃으로 공을 만들어 발을 그 속에 넣고 있다가 객이 오면 그 속에 함께 발을 넣었다고 한다. 물론 우리네 같지 않은 따뜻한 곳의 겨울이라고 해도그렇고, 갈대가 많이 나는 항주의 풍광도 그렇다. 목화솜이나 명주솜보다야 못하겠으나, 복슬복슬하고 포근한갈대꽃으로만든공에두발을넣은선사는생각만으로도미소가올라온다. 또한달이밝은여름과가을에는 달 보기를 좋아하여 큰 대야를 연못 위에 띄워 놓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대야를 돌리면서 시를 읊고 웃으면서아침이될때까지늘그렇게놀았다. 때때로선사들은기행奇行으로말없는경지를보이곤하는데, 유정선사는기행이라기보다는자연과더불어즐기는낙과삶의자잘한즐거움을알았던분이아닌가싶다.
그렇다고는 해도, 다시 고쳐 생각해보니 자연과 더불어 즐길 줄 아는 것이 어디 자잘하다고 평할 수 있을까. 봄이가는지, 여름이오는지모르고삶에뒤덮여사는것을두고대범한것이라고할수없다.
원나라 말기에 활동한 예찬(倪瓚: 1301~1374)은 강소성 무석無
錫사람이다. 부유하고 여유 있었던 어린시절과는 달리 1340년
홍건적의 난이 일어나자 강남지방은 황폐해졌고, 그는 가족과
함께 20년간 방랑생활을 하여 주로 호수나 물 위의 띄운 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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