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년 6  월 26일

통권 제 194호 1998년5월[195호] 통권 제 1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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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이야기 - 안혜령
   마음은 늘 가족을 항해 열어 두리라

 
얼마 전 일입니다. 아파트 단지를 에두른 뒷산을 올랐다가 내려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한낮 같지않은 적막함에 쌓인 아파트단지 아래 주택가 골목으로 짱짱하니 맑은 봄볕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제 곁으로 사내아이 둘이 지나쳐 갔습니다. "형, 나 따라가면 안돼?" "안돼." 형인 듯 싶은 아이는 고개를 숙여 제 발끝만 쳐다보며 걸었고, 동생인 듯 싶은 아이는 처질세라 잰걸음으로 형을 따라가며 자꾸 물었습니다. 상황이 훤히 짐작되었습니다. 두 아이가 다음 모퉁이를 꺾어 들어가는 바람에 그 뒤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곧잘 보게 되는 광경이었습니다. 형제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그런 추억이 있고, 그래서 흐뭇한 미소를 띠고 돌아볼 수 있는 정겨운 모습이지요.
그런데 저는 그만 가슴이 찡하니 아파오는 것이었습니다. 동생 아이의 목소리가 왜 그리 애처롭게 들리 던지요. 행여 형이 기어이 저를 떼어놓고 가지나 않을까, 조바심이 그 아이의 간절한 목소리에 담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형의 단호했던 말투로 짐작컨대 그 아이는 혼자 남겨졌기 십상이었습니다. 그 때, 혼자 떨구어졌을 때 아이가 느꼈을 한순간의 절망감, 그 아픔이 제 마음을 흔들어 놓은 것이지요.
든든한 의지처인 형을 잃었다는 상실감, 익숙지 못한 세상천지
에 저만 달랑 남겨졌다는 두려움과 무력감 같은 것. 그건 외로
움일 터입니다. 놀이터나 구멍가게 앞, 또는 번잡한 큰길 한
귀퉁이에서 엄마 손을 놓쳐 울고있는 아이들의 마음과 한가지
겠지요. 낯선 시공간 안에 저 혼자임을 깨닫는 순간 왈칵 이는
무섬증, 누구라도 제손을 잡아주기를 바라는 사무치는 외로움
 
을 어찌할 수 없어 그토록 아이들은 목을 놓아 우는게 아닐는지요.
가족은 그 때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부모가 자식의, 형이 동생의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 몸과 마음의 의지처가 되어 주는 것, 같은 핏줄로 묶이고, 나아가 함께 살 부대끼며 사는 동안 특유의 동질성과 유대감으로 묶이는 그런 인연 말입니다.
삶의 어느 순간에는 깨닫게 될 터입니다. 제 마음의 한구석은 가족 안에서도 온전히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을 사람은 저마다 다른 "자기 앞의 생"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다른 삶의 갈래 속에서 서로 다른 세계와 가치관을 펼쳐나가게 됨을. 그래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며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라는 피붙이가 어쩌면 서로 다른 일상의 자잘한 모습까지도 서로 이해하지 못할 그런 낯선 타인이 되어 버릴 수도 있는 일입니다.
가슴이 서늘해지도록 두려운 일이지만 어쩌겠습니까. 비록 부모의 몸을 빌었다고는 하나 사람은 태어날 때도 저 혼잣몸이요, 이 세상 떠날 때도 혼잣몸이 아니던가요. 그래서 더욱더 소중한 것이 가족이 아니던가요. 저마다 다른, 그래서 때로 부딪치고 상처를 주기도 하는 그런 가치들마저 다 소중하게 받아들여 감싸고 다독이는 그런 가족 말입니다.

지난해 늦여름 한 달 남짓, 저희 식구는 상처투성이가 되었더
랬습니다. 돌이켜보면 어이없는 그 대립과 갈등은, 부끄럽게도
, 저로 말미암은 것이었습니다. 지난해 고등학생이 된 큰아이
가 한 학기 동안 성적이 뚝 떨어져버렸습니다. 이 아이가 차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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