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년 12  월 16일

통권 제 387호 2014년6월[388호]
  호계삼소
거창 죽림정사 주지 일광 스님
  원제스님의 세계 만행
리우에서 만난 예수
  영지影池
서역의 향기 승가사 제일선원
  보리의 세상 바라보기
내 역할
  보장천추寶藏千秋
석문石文의 명품 최치원 차운..
  해인선우海印善友
방장스님의 기사로 재직하시는..
  오래된 미래
1936년 진주 의곡사 가사불사
  학사대
일본 성지 순례를 다녀와서
  해인리포트
6월은 평화의 달, “남북 지도..
◀ 이전목록 

   영지影池 - 김선주
   서역의 향기 승가사 제일선원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비구니 사찰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삼각산 제일선원은 해제와 결제가 따로 없이 산철에도 방부를 들이고 있다.
초록으로 둘러친 북한산 커튼과 광활하게 자리한 서울을 정원으로 둔, 제일선원은 수행처로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새벽 3시 죽비 예불을 시작으로 4차례 입선과 방선을 반복하며, 15명의 선객들이 하루 11시간 이상 화두에 매달려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고 있다.

욕망이 일으키는 삶의 고뇌를 진리로 사라지게 하는 선방 문고리를 두 손으로 잡는다. 지혜와 자비의 두 수레바퀴를 굴리며, 대자유를 찾아 미동도 없이 광야를 달리는 선객들 사이에 얼음같이 차디찬 선기만 맴돌고 있다. 세속의 온갖 번뇌 좌복에 내려놓고, 부처를 빚어내기 위한 목마른 외침이 가득한 승가사 선불장이다.
천장 아래 높이 걸린 용상방에서 선객들의 철저한 수행의 의지가 진하게 묻어나온다.
선방을 통솔하는 입승, 불을 끄고 켜는 명등, 화장실 청소 담당인 정통, 차를 끓이고 과일을 내놓는 다각, 절의 살림살이를 맡는 원주 등 각자의 소임을 나누어 맡으며, 대중생활의 규율을 유지한다.
나지막이 벽에 걸린 청산과 백운 글씨도 깊은 침묵으로 선객들의 좌선에 동참하고 있다. 청산은 말없이 자리를 지키는 산과 같이 사찰을 지키는 소임자들이 앉는 자리이고, 백운은 구름처럼 살다가 흔적 없이 떠나는 선객들이 앉는 자리이다.
 

서역의 향기 깊게 스며든 승가대사의 미소와 연화좌에 앉은 마애불의 위엄이 아득한 역사의 흔적을 살피게 한다. 가랑비에 숨죽였던 꽃잎이 생글거리며 깨어나는 소리에, 담장 너머로 고개만 살짝 내민, 선방의 소소한 아름다움이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리고 있다.
물질에 동요하지 않고, 분노에 사로잡히지 않는 장엄한 대자연의 숨소리에 스스로 정화되어, 가슴속에 구겨 넣어 끌고 다니던 궁핍한 마음 한 자락 말끔히 씻어낸다.






 
 
    이전페이지

매우좋다 좋다 보통 그저그렇다 좋지않다
    친구에게 추천하기
 
다음페이지  


의견글이 없습니다.
 

해인지는 | 연혁 | 인사말 | 편집위원 | Site Map | Contact Us